불륜·건강 악화… 日 국민 여동생 히로스에 료코, 활동 중단 선언
일본에서 ‘국민 여동생’이라는 애칭으로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인기 여배우 히로스에 료코(広末涼子)가 결국 연예 활동을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그녀가 불륜 논란과 폭행설 등 각종 구설에 휘말린 데 이어, 건강상의 이유로 심신이 한계에 이르렀음을 밝힌 결과다. 일본 연예계는 물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팬들 사이에서도 충격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히로스에 료코, 한때 '국민 여동생'에서 스캔들의 중심으로
히로스에 료코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일본의 대표 청춘 스타로 떠오르며, 맑고 순수한 이미지로 대중의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드라마 '비치보이즈(Beach Boys)',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등은 그녀의 청순한 이미지와 연기력을 동시에 입증한 작품으로, 일본뿐 아니라 한국, 대만 등 아시아권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그녀의 이미지에는 점차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녀는 두 번의 결혼과 이혼, 세 아이의 엄마로서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지만, 최근에는 유명 셰프와의 불륜설이 불거지며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해당 셰프 역시 기혼자로 밝혀지며,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비판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여기에 더해 과거 남편에 대한 폭언 및 폭행 의혹이 다시 조명되면서, 히로스에 료코는 대중의 신뢰를 점차 잃게 되었다. 한때 청순함과 순수함의 대명사로 불리던 그녀가 잇따른 스캔들과 폭로로 인해 ‘가면을 쓴 스타’로 평가절하되는 분위기마저 형성되었다.
건강 문제 고백 “양극성 감정장애와 갑상선 기능 항진증 진단”
히로스에 료코는 2025년 5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연예 활동 중단을 선언하면서 양극성 감정장애와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진단받았다고 밝혔다. 그녀는 “최근 들어 감정 기복이 심해졌으며, 피로와 불면, 극도의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대로 활동을 지속하는 것은 자신에게도, 주변 사람에게도 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극성 감정장애는 감정이 지나치게 고양되거나 깊게 침체되는 상태가 반복되는 정신질환으로, 감정의 기복이 크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 특히 연예계처럼 감정 소모가 큰 업계에서 이 같은 질환은 더욱 심각하게 작용한다. 또한,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체중 감소, 심박 증가, 불안감, 불면 등을 동반하는 질환으로, 신체적·정신적으로 큰 부담을 준다.
그녀는 “조금 더 일찍 쉬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며, 지금이라도 자신의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데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 그녀는 전문 의료진과 상담을 받고 있으며, 당분간은 가족과 함께 조용한 시간을 보내며 재충전에 힘쓸 계획이다.
일본 연예계의 반응과 대중의 여론
히로스에 료코의 활동 중단 발표 직후, 일본 연예계는 충격에 빠졌다. 소속사 관계자는 “료코 씨는 수년간 강한 책임감과 인내심으로 활동을 지속해왔지만, 최근 들어 컨디션이 급격히 나빠졌다”며, “이번 결정은 고심 끝에 내린 용기 있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그녀를 향한 연민과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한 팬은 SNS를 통해 “료코는 우리 세대의 추억 같은 존재다.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이 안 간다”며, “잘 쉬고 꼭 돌아와줬으면 좋겠다”고 남겼다.
반면, 일부 네티즌들은 여전히 그녀의 불륜설과 사생활 논란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활동 중단은 도피일 뿐이다”, “책임지지 않는 모습에 실망했다”는 댓글도 적지 않다.
히로스에 료코의 향후 전망
현재로서는 그녀가 언제 다시 연예계로 복귀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건강 회복이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에, 적어도 수개월 이상 활동 복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녀의 소속사 역시 “현시점에서 복귀 시기는 정해진 바 없다”며, 향후 건강 상태와 본인의 의사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 연예계는 최근 몇 년 사이 정신 건강 문제로 활동을 중단하거나 은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사회 전반적으로도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흐름과 맞닿아 있으며, 연예인 역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보호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히로스에 료코는 단순한 스타를 넘어 한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그녀의 몰락이 안타까운 것은, 단지 연예인으로서의 실수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한 인간으로서 과도한 주목과 비난, 불완전한 감정 상태 속에서 스스로를 돌보지 못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녀가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치유의 시간을 거쳐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란다.